[코리아트리뷴] 흔히 하루 24시간 중 8시간을 일하고, 8시간을 쉬고, 8시간을 자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이야기의 의도는 다분히 일과 쉼, 그리고 수면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잘 자는 것이 중요한데, 누구나 들어본 '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특히 새겨볼 필요가 있다.
현대인의 생활은 그 시기에 따라 편중되는 면이 많다. 청년 시절에는 일을 하느라 인생 대부분을 소비하는 반면, 노년이 되고 은퇴를 하게 되면 일거리가 없어 의도치 않게 길어진 휴식으로 남은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곤 한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청년이든 노년이든 어느 정도 일과 쉼-수면이 고르게 분배됐지만, 현대 도시인의 삶은 그렇지 못하다.
다만 한 가지 공통된 사실은 잠을 자는 시간에 있어서는 청년 시절과 노년 시절 모두 그다지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청년 시절에 일하느라 못 잔 잠을 노년에 나중에 몰아서 잘 리 없다. 노년이 되면 잠은 더 없어지고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해도 몸을 뒤척이다 이내 깨기 일쑤다. 청년이든 노년이든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의 생활패턴 속에서는 숙면을 취하면서 수면의 질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밤늦게 퇴근을 하고서도 제때 잠을 자지 못해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간단한 건강 상식조차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번 글에서는 직장인들이 잊기 쉬운 '깊은 수면을 위한 10가지 원칙'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취침 2시간 전에는 간단한 물 한잔 이외에는 식사를 하지 않는다
야식은 금물이다. 야식이 오히려 체내 온도를 상승시켜 잠을 더 잘 안 오게 할 수 있다. 먹고 나서 일시적으로 잠이 들 수는 있겠지만, 수면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수면시간에는 위와 장운동도 적당히 쉬어야 한다. 단순히 뇌파가 수면파로 바뀌는 것을 수면으로 볼 것이 아니다. 몸속의 모든 장기가 기초대사량만 가지고 최소한으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수면의 질에 상당히 중요하다.
2. 수면에 방해되는 것을 침실에 두지 않는다
컴퓨터, TV, 현란한 조명기기 등은 수면을 방해한다. 따라서 섬망 등의 정신과적 질환이 없다면, 침실에도 암막 커튼 등을 사용해 불빛을 가급적 차단시키는 것이 좋다.
3. 침대 위에서 스마트폰, 노트북 등을 하지 않는다
잠을 청하기 위해 침대 위에서 전자기기를 만지는 일이 많지만, 이것은 결국 수면에 오히려 방해된다. 전자기기의 불빛은 우리 뇌를 각성시킬 뿐, 안정을 취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4. 수면 2시간 전, 따뜻한 물로 샤워한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것은 근육을 어느 정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수면을 촉진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체온과 비슷한 36~38도 정도의 물로 샤워하는 것이 제일 좋다. 너무 찬 물로 샤워하면 근 위축 등의 반응으로 체내 온도가 더 상승한다.
5. 일과 중 햇빛을 30분 이상 쬐자
우리 뇌에서 수면을 유도하는 물질이 있는데 그 물질을 멜라토닌이라고 부른다. 이 멜라토닌은 트립토판이라는 물질에서 변환되는데, 이것은 낮에 햇볕을 쬘 때 많이 생성된다. 따라서 낮에 햇빛을 많이 쐬면 트립토판이 생성되고, 이것은 체내에 잘 보관되어 있다가 밤에 수면 시 멜라토닌으로 변환되게 된다.
6. 견과류, 바나나, 유기농 우유, 방사 유정란, 각종 색깔채소를 섭취한다
멜라토닌과 트립토판은 또한 음식으로도 보충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물질의 작용과 대사는 단독으로 이뤄지지 않고 비타민, 미네랄이 있어야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7. 적당한 운동을 하자
신진대사에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신진대사의 향상은 수면의 질을 올린다.
8. 지나친 당류 섭취를 하지 말자
빵, 과자, 사탕 등의 당류는 오히려 수면의 질을 악화시킨다. 당류는 뇌의 각성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9. 잠이 오지 않는다고 술(와인포함)을 먹지 않는다
수면을 유도하기 위해 와인을 포함한 술을 먹는 건 잠을 포기하는 행위와 같다. 술을 먹어야 잠이 온다는 것은 알코올 중독의 위험신호이다.
10. 평소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도록 노력한다
수면은 우리 몸에서 어느 정도 프로그램화 돼 있다. 이 리듬이 깨지면 우리 몸은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비교적 정해진 시간에 취침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특히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는 꼭 잠자리에 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잠을 관장하는 멜라토닌은 어두워야 분비가 되고, 그 분비의 최정점은 바로 이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상의 10가지 원칙을 지키려 노력한다면, 양질의 깊은 숙면으로 피곤과 피로를 풀고 다시 일상 생활로 상쾌하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석 이석메디컬센터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