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의 건강칼럼] 통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이석의 건강칼럼] 통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 이석 대표원장
  • 승인 2018.06.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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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증은 누구나 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통증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죽은 사람이나 가능한 일이다. 바꿔 말하면 통증 자체가 사실 우리 몸에 전부 해롭기만 한 것은 아니란 뜻이다. 예컨대 충수돌기염(맹장염)에 걸렸을 때, 열이 나고 배가 아프지 않으면 충수돌기염인지 알 수가 없다. 만약 통증을 느끼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고 충수돌기(맹장)가 터져 복막염으로 진행된다면, 패혈증으로 갑작스럽게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누구나 조심해야 하는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 몸이 통증에 둔감하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가장 심각하고 흔한 병은 '말초신경병증'이다. 발가락 끝의 말초신경이 당뇨합병증으로 인해 죽게 되면 감각이 없어지고, 외부 충격에도 둔감해 진다. 심지어 뜨거운 물이나 물체에 닿아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계속 진행되면 발이 썩어 결국 발가락을 잘라내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통증을 느끼는 것 자체는 사실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통증을 느낄 수 있기에 우리 몸의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것이고, 더 큰 질병을 예방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 통증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교란시킨다

우리 몸에 어떤 문제(다치거나, 병균에 감염이 된 경우)로 통증이 생기면, 몸은 항상성의 원리(정상으로 돌아가려는 일종의 면역체계)로 어느 정도 통증을 극복한다. 그것을 우리는 '자연치유능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자연치유능력이 감당할 수 없는 지속적인 통증의 원인(예를 들어 지속적인 스트레스, 장기적인 자세의 불안정 및 과도한 움직임, 감염병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에 장시간 노출 등)이 우리 몸을 공격하면, 우리 몸은 통증을 극복할 수 있는 자연치유능력을 상실하고 만다. 그렇게 되면 우리 몸은 통증에 무방비 상태가 되는데 이것은 결국 만성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자율신경이라는 신경계 지배를 받는다.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들이 우리 몸을 공격하면 장기들(근육, 피부, 심장, 폐 등 모든 기관)은 기능이 위축돼 심한 경우 멈추기도 한다. 하지만 외부로부터 그런 공격을 받는다고 해서 우리 몸이 다 통증을 느낄지언정 심각한 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바로 자율신경계의 방어능력 덕분이다. 우리 몸의 첨병 역할을 하는 이 자율신경계는 그 통증의 원인들을 다 끌어안고 잦은 공격에도 신경계 뒤에 있는 각 장기기관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하지만 자율신경계도 우리 몸의 일부이므로 지속적인 공격은 자율신경계의 방어능력을 결국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이는 만성통증으로 이어지고, 이렇게 생긴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은 만성피로를 비롯해, 고혈압-당뇨-심혈관질환-성기능 장애 등 내과적인 질병까지도 야기한다. 이처럼 만성통증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의 전체적인 붕괴를 가져온다. 우리 몸의 이상신호를 보내는 순기능적인 통증일지라도 만성화가 되면, 그때는 순기능이 아닌 그 자체로서의 역기능으로 작용해 우리 몸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이때에도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 통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현대인들은 통증을 달고 살기에 적합한(?) 환경에 처해 있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더구나 도시인들은 좁은 공간과 좋지 않은 공기와 매연, 잦은 회식과 식습관 불균형, 그리고 오래 앉아 있는 근무 형태 등으로 아프지 않은 것이 더 이상할 지경이다. 처음에는 어느 한 곳(예컨대 목과 허리 정도)만 뻐근했더라도 전신이 다 아픈 것처럼 느껴지고, 시간이 지나면 만성적인 피로감으로 오후 3~4시만 되면 몸이 천근만근이 되고, 나중에는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과 같은 성인만성질환이 발생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현대인의 생활은 원래 이러한 것이라며 체념하고 살아야 하는 걸까? 아래의 7계명을 숙지하고 한번 실천해 보는 것이 우리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 아침에 일어나서 15분 스트레칭을 하자

스트레칭은 근육과 근막의 경직을 이완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움직임이다. 근육은 아니러니하게도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사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즉 근육은 뭉치면 힘을 못 받고, 이완돼야 힘을 받는다. 그래서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는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칭은 필수다. 스트레칭만으로도 꽤 많은 부분의 통증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도수치료 등 근육-근막 이완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2) 컴퓨터 모니터는 비교적 높게 두자

모니터의 빛 반사 때문에 일부러 모니터를 낮게 하고 심지어 모니터 방향을 다소 아래로 기울여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목 건강에 치명적이다. 모니터를 비교적 높게 올리고, 정면을 응시하면서 컴퓨터 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3) 커피는 도움이 안 된다

근골격계의 통증이나 스트레스의 완화에 커피가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혈관 또는 평활근을 수축시킨다. 결국 일시적으로는 집중력이 증가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 수는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카페인을 요구하게 된다. 차라리 따뜻한 물 한잔이 더 좋다. 커피는 단지 기호식품일 뿐이다.


4)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자

스트레스가 많고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에게는 비타민과 미네랄의 섭취가 필수다. 식품으로 공급받는 것이 제일 좋지만, 유기농이 아닌 이상 만족할 만한 공급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능의학적으로 만성피로 및 만성통증 등의 치료를 위해 병원차원에서 치료목적의 메가비타민-미네랄 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병원에 방문하기 전, 충분히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를 해보고 그래도 만성피로나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5) 중용을 지키면서 운동하자

운동 부족은 당연히 큰 문제이지만, 과한 운동도 우리 몸을 통증으로 이끄는 길이다. 근력에 맞고 나이와 신체조건에도 맞는 강도로 꾸준하게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프로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6) 잠을 자는 자세는 정답이 없다

수면에 들어가게 되면 죽은 사람이 아닌 이상 2시간 이내에 몸을 뒤척이게 돼 있다. 따라서 이론상 딱 들어맞는 자세로 잠을 자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능성 베개의 효과가 사실상 크지 않은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그냥 편하게 잠을 자면 된다. 다만 너무 높은 베개, 쇼파 등에서 누워 자는 것을 조심하면 된다.


7) 유머감각을 잃지 말라

스트레스가 지속된다 하더라도 긍정적인 마음과 유머감각은 우리 뇌에서 유익한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한다. 하루 한번 크게 웃으려고 노력하라. 통증뿐만 아니라 삶의 질이 달라지고, 더할 나위 없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이석 참바른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