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약, 함께 먹어도 될까?
커피와 약, 함께 먹어도 될까?
  • 박경준 기자
  • 승인 2024.01.2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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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건강 상식] 무심코 먹는 커피와 약,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 물과 함께 약을 복용하는 모습. (사진=shutterstock)
▲ 물과 함께 약을 복용하는 모습. (사진=shutterstock)

 

 [코리아트리뷴 박경준 기자] 최근 커피를 하루에 3잔 이상 마시는 한국인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언론을 통해 발표됐다. 그만큼 국내의 커피 소비량이 많다는 얘기다, 그와 더불어 매일 아침 건강을 위해 비타민 등 약을 챙겨 먹는 사람도 역시 많다. 그런데, 이처럼 매일 챙겨 먹는 약과 커피를 함께 먹으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실제로 애초부터 커피를 절대 마시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면, 위와 같이 물이 아니라 커피와 함께 약을 먹을 때가 생기기 마련이다. 출근과 등교로 정신없이 바쁠 때, 혹은 주위에 당장 물은 없는데 커피는 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커피와 함께 약을 먹는 경우가 있다. 생각보다 커피와 약을 함께 먹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럴 때면 으레 부모님이나 주변으로부터 “약을 먹을 때는 절대 커피와 같이 먹는 것이 아니다”라는 조언도 같이 듣는다.

 

 그런데 커피와 약을 함께 먹는 행동은 의학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이 단순한 행동이 사실은 꽤 복잡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와 약을 같이 먹으면 약 처방의 성분으로도 쓰이는 커피 속 카페인 성분이 임의로 증감될 수 있어 기대한 약 복용의 효과를 해칠 수 있다.

 

 이 사안과 관련해 삼육대학교 약학대학 정제훈 교수는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커피라는 행복’이라는 광고문구가 등장할 만큼, 커피는 우리 일상에서 뗄 수 없는 즐길 거리로 여겨지고 있어 환자들조차도 커피 한두 잔 마시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질병이 있거나 따로 처방 약을 복용 중이면, 커피를 마시는 것이 건강을 해칠 수도 있고 커피가 건강 불행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커피와 약을 함께 먹으면, 첫째로 커피가 칼슘과 같은 영양소와 약물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고, 둘째로는 커피 속 카페인에 의해 복용하는 약물의 대사에 변화를 줄 수 있으며, 셋째로는 커피의 성분이 다양한 약리 활성을 나타내는데, 이들 활성이 결국 의도치 않게 복용하는 약의 효능을 부가적으로 강화하거나 약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실 우리는 따로 의식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본인 신체에 올 수 있는 좋지 않은 효과를 항상 걱정하기 때문에, 어떠한 약을 먹으면서 그 효능을 기대하지 않거나 효과를 전혀 모르는 채로 일부러 과다하게 복용하지 않는다. 자라면서 교육받고 생활 속에서 배울 수 있는 덕분에 생긴 일종의 일반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여전히 그저 물 대신으로 커피를 마신다는 대수롭지 않은 생각으로 약과 함께 커피를 복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내용을 언론에 기고한 조기성 약사도 “카페인은 우리 몸에 흡수가 빨라 복용 후 10~15분 후 혈액에 도달하고, 30~40분 후 농도가 최고조에 도달하므로 특히 감기약, 천식약, 경구 피임약, 심장약, 갑상선약, 항우울제, 퀴놀론계 항생제 등과 같은 약물을 복용할 때는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면서 “카페인과 약물은 최소한 3~4시간 정도는 간격을 유지해야 그 부작용을 최소로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카페인은 우리 몸에서 영양소로 작용하는 물질은 아니지만, 체내의 대사 작용으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흥분과 각성, 이뇨, 진통 등의 의약적 효과와 함께 피로를 줄이는 등의 효과가 있어 의약품과 식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면서 “의약품으로서 카페인은 체내에 들어오면 부신을 자극해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하므로 결과적으로 뇌, 심장, 위장, 신장 등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카페인은 활용성이 좋아 특정 감기약, 진통제, 생리통 치료제, 이뇨제에 포함돼 사용하기도 하고 천식 치료를 위해 기관지 확장제로도 사용하며, 여러 종류의 자양강장제에도 함유돼 있다.”며 “이런 카페인의 작용이 대사의 차이로 인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은 적은 양의 커피 한잔으로도 불면이나 심장의 두근거림이 올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여러 잔을 마시고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수 있으니 꼭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점을 모르고 커피와 함께 약을 먹는 습관을 반복하면, 환자는 결국 기대했던 약 처방의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진짜 이유를 알지 못하는 채로 진료나 의료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다.

 

 주변의 절대다수가 그 위험성을 모르고 혹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채로 무심코 하는 반복적인 보건적 행동을 말할 때 우리는 ‘건강 문제’라고 정의한다. 커피를 약과 함께 먹는 행동도 우리 주변의 건강 문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쉽게도 여전히 ‘커피와 함께 약을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을 건강과 관련한 속설로만 여겨 일상 속 궁금한 이야기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제는 의학적 근거가 있는 일반적인 보건 상식이자 ‘커피와 함께 약을 먹으면 안 된다.’는 명제로 받아들여야 할 때다. 일상 속 의학 상식으로 널리 알리는 노력을 통해 약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모든 사람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면서도 기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경준 기자 pkj@k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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