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의 건강칼럼] 여름 휴가철에 조심해야 할 소화기 질환 (설사병)
[이석의 건강칼럼] 여름 휴가철에 조심해야 할 소화기 질환 (설사병)
  • 이석 대표원장
  • 승인 2018.07.0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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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트리뷴] 이제 아열대 기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혹독한 더위에 시달리는 우리나라는 매년 혹서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맹렬한 여름 더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도 7월 말과 8월 초를 일년 중 가장 더운 날로 여겨 '소의 뿔마저 녹일 더위'라는 뜻으로 '대서(大暑)'로 부르며 혹서기를 대비했습니다. 이처럼 무더운 날씨로 인해 대서가 가까워지는 7~8월 경에는 특히 많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아열대 기후 지역의 대표 격인 동남아시아와 열대 기후 지역인 아프리카 등을 포함해, 무더운 기후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하고 치명적인 질환은 단연 설사병입니다. 설사병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일 정도로 가장 흔하면서도 그만큼 합병증이 많고, 사망률도 높은 질환입니다.

 

우리나라도 매년 여름을 거듭할 수록 점점 아열대 비슷한 기후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설사병도 점점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발전한 위생환경으로 인해 사망률이 높은 설사병이 유행하는 단계까지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최근에 해외로 여행을 다녀오는 국민이 많아지면서 해외에서 위험한 설사병이 국내로 들어오거나 해외에서 토착 설사병을 앓게 돼 치명적인 상황으로까지 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이처럼 한여름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설사병은 초기 대처가 중요합니다. 보통 우리는 가벼운 배탈 정도로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만약 설사를 하루 이상 한다면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의사의 진찰을 받고 그 원인을 파악해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합니다. 가벼운 증상도 치료의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큰 합병증으로 이어지거나 위험한 단계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갑자기 설사를 하는 경우, 필수로 인지하고 대처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살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설사는 세균 또는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인한 설사(감염성 설사)가 아닌 비감염성 설사입니다. 대개 해외여행 중에 생기는 설사가 이에 해당하고(우리가 흔히 "물 갈아 먹어서 생겼다"고 하는 여행자 설사), 야근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기능성 위장장애(과거에는 '신경성 장염'이라고도 함) 또한 이에 해당합니다. 대개는 의학적 치료가 필요 없이 충분한 수분섭취와 휴식으로 회복되지만, 충분한 수분섭취와 휴식을 취했음에도 설사가 지속하고 반복되면 반드시 진료가 필요합니다.


세균 또는 바이러스감염으로 인한 감염성 설사는 특히 설사 증상 외에도 오한, 발열, 몸살 등의 전신증상이 동반되고, 탈수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입이 잘 마르고 몸이 축축 처지기도 합니다. 속이 울렁거리거나 두통, 어지럼증도 자주 동반됩니다. 특히 38도 이상의 열이 동반되는 설사는 심각한 감염으로 인한 설사병일 가능성이 큽니다. 해외여행 중에 이러한 감염성 설사가 종종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장티푸스, 콜레라, 이질 등의 아주 심각한 전염성 설사병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야 합니다.


설사병에 걸렸을 때 지사제를 바로바로 복용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지사제 자체가 장운동을 떨어뜨리는 것도 문제지만, 혹시나 감염성 설사일 경우에는 지사제 복용이 장의 감염을 더욱 악화시켜 드물게는 장의 괴사(이른바 "장이 썩는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지사제는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설사병의 치료 원칙은 충분한 수분공급입니다. 따라서 설사를 하면 물을 충분히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로는 물을 많이 먹는 것만으로도 회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입이 잘 마르거나 몸이 처지고, 열이 날 경우에는 탈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고, 탈수가 교정되지 않으면 때로는 심각한 내부 장기 손상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약물치료, 수액치료 등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설사 증상이 있을 때는 탈수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들을 제거 또는 제어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것은 피해야 합니다. 

  1. 커피, 탄산음료, 과일주스, 홍차 등
  2. 빵, 떡 등의 고탄수화물 음식
  3.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4. 소주, 맥주, 와인 등의 모든 주류
  5. 장시간 더운 기후에서의 야외활동

식사는 위에서 열거된 사항 외에 특별히 가리거나 제한해야 할 것은 없으나 부드럽고 비자극적인 음식이 설사 초기에는 도움이 됩니다. 야외 활동 후 또는 화장실을 다녀온 후 손을 씻는 등의 위생수칙은 기본이라 하겠습니다. 


 

이석 이석메디컬센터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