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북악산 숙정문 인근서 숨진 채 발견
박원순 서울시장 북악산 숙정문 인근서 숨진 채 발견
  • 박경준 전문기자
  • 승인 2020.07.10 0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극단 선택 추정…경찰, 정확한 사망 경위 조사 예정
지난해 4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가기후환경회의’가 공식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원순씨네 블로그
▲ 지난해 4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가기후환경회의' 공식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원순씨네 블로그)

 

[코리아트리뷴 박경준 기자] 지난 9일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9일 오후부터 박 시장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북악산 일대를 수색한 경찰은 10일 새벽 0시쯤 서울 북한산 숙정문 인근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앞서 박 시장 딸은 지난 9일 오후 5시 17분쯤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계속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9일 오전 10시 44분쯤 종로구 가회동 소재 시장 관사를 나와 오전 10시 53분께 등산로와 연결된 명륜동 와룡공원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공원을 지나서부터는 설지된 폐쇄회로(CC)TV가 없어 정확한 동선을 확인할 수 없었다.`

 

지난 9일 오전 박 시장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당일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박 시장은 원래 이날 오후 시장실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서울-지역 간 상생을 화두로 지역균형발전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또 일부 의원들과 아침에 모임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박 시장이 몸이 아프다고 해 모임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의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은 신고접수 뒤 약 7시간 만에 기동대·소방관 등 770여명과 야간 열 감지기를 장착한 드론 6대, 수색견 9마리 등을 동원해 이 일대를 집중 수색한 끝에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박 시장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집을 나서기 전 공관에 유서 성격의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유서의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최근 박 시장은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 A씨는 지난 2017년부터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는 지난 8일 경찰에 출석해 고소장을 제출하고 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장에는 박 시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당했고, 메신저로 부적절한 내용을 전송받았다는 주장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시장이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검찰은 비서 A씨의 고소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에 따르면,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게 돼 있다.

 

박경준 전문기자 pkj@ktribune.co.kr